[67호] 커버스토리 기사에 대하여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

공지사항 2013.06.02 01:30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자치신문 <연세通>입니다.

<연세通> 5월호(67호) 커버스토리에서는 ‘일베’와 관련한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전체 커버스토리 기사 중 일부분인 한 문단만이 캡처된 사진이 몇몇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글의 논지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석되어, "연세대학교 신문이 일베를 두둔했다", 혹은 " 연세통이 일밍아웃 했다"는 식의 글이 올라와 난감한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연세通>에서 잘못된 오해를 방지하고자 다시 한번 67호 기사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전직 대통령 합성 사진이나 민주화, 운지, 김치년 등의 단어를 쓰는 것 자체는 정치적 관심 혹은 참여 욕구와 무관합니다. 오히려 민주주의의 가치를 크게 훼손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문제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우려하시는 바와 달리, 저희 역시 이에 대해 심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해당 내용은 연세통 67호 기사에도 반영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베 그리고 젊은이들의 정치’ 기사의 총론에서 "그들이 보여준 정치적 관심 및 참여 욕구는 분명히 이 사회가 놓쳐서는 안 될 귀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한 맥락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베의 이용층은 대다수가 청년층입니다. 저희 <연세通>은 그동안 청년층의 정치 소외(타의적), 혹은 정치 외면(자발적) 현상에 대해 논해왔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학생운동 세력이 몰락하고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경쟁일변도의 삶을 살아가게 된 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청년층의 일상에서 정치가 사라진 것입니다. 그러나 일베의 청년층은 정치 지향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 희화화, 지역감정, 민주화, 운지, 김치년 등의 단어가 정치 지향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러한 부분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분명히 배제되어야합니다. 저희는 일베의 언어습관이 아니라, 일베 이용자들이 보이는 정치관, 경제관, 대북관 등의 관념이 보수 정치 지향성을 가진 것이라고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정치권 내에 관철시키고자 합니다. 정치적 여론을 선도하려는 시도나, 진보 인사에 대한 공격, 그리고 보수 논객에 대한 존경이 이러한 배경에서 나타났습니다. 그 성향은 일베의 정치게시판에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그것이 설령 때로는 극우의 스펙트럼에 해당할지라도 말입니다.

 

청년층의 일상에 정치적 담론이 들어오는 것. 저희가 "이 사회가 놓쳐서는 안 될 귀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물론, 청년층의 정치 지향성은 일베만의 것이 아닙니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수많은 대학생 단체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고, 오늘의 유머 혹은 MLB 파크와 같이 정치적 성향이 엿보이는 인터넷 사이트 역시 해당 부분에서 귀중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물론 저희가 현재 일베의 모습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베에서 이야기되는 정치적 담론이 민주주의의 규격을 넘어서는 것이라면 그것은 완전히 배제해야 합니다. 도 넘은 배타성과 폭력성은 결코 인정되어선 안 됩니다. 연세통 67호의 메시지는 "일베는 옳다" 혹은 "일베도 청년층의 정치 참여이니까 괜찮다"라고 말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저희가 나타내고자 한 메시지는 "일베는 잘못됐지만, 그 이면에 나타나는 청년층의 정치적 관심 및 참여 욕구만은 긍정적인 것이다"입니다. <연세通> 67호의 ‘일베 그리고 젊은이들의 정치’ 기사 중, 인터넷 상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문단에서 말하고 있는 바도 이와 같습니다. "일베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보수적 성향을 띤 젊은이들의 정치참여 욕구는 국민의 참여를 기반으로 한 민주주의에서 꼭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청년층의 정치적 관심 및 참여 욕구를 분출하는 방식이 현재의 일베와 같은 형식이라면 그것 역시 옳지 않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JU와 같은 대안을 모색하고 나선 것입니다.

 

현재 몇몇 민주당 의원 및 사회 인사를 중심으로 "일베를 폐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보 인사 중에서도 "일베를 폐쇄해봤자 변하는 것은 없다. 제2, 제3의 일베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하는 분들 역시 상당합니다. 일베 역시 사회적 배경을 타고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현상만을 없앤다고 해서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저희도 그러한 의견에 동의합니다. 랭키닷컴이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일베는 대한민국 유머 사이트 중 과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감스럽지만 일베 이용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일베 동시 접속자 수는 2~3만명 사이라고 합니다. 이들을 모두 개인의 일탈으로만 해석할 수 있을까요? 혹은 많은 이들이 "일베 개새끼"를 외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일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언론에서 일베의 문제를 언급하면 언급할수록 일베 이용자 수는 증가했습니다. 많은 청년층이 이에 주목하고 빠져드는 원인을 파악한 후,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동반되어야할 것입니다.

 

저희는 오늘날 일베가 민주주의 정서와 타협할 수 없는, 그러면서도 점점 세력을 확장하는 "괴물"이 되어버린 것은 청년보수층이 음성화된 현실에서 기인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청년층은 정치 현실에서 소외받고 있습니다. 특히 그 중 보수 성향의 청년층은 청년층 내부에서도 소외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문에 제대로 분출되지 못하고 있는 욕구가 비뚫어진 방식으로 나타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모습이 정당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모습은 분명히 잘못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변화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저희가 제시한 JU와 같은 청년 정치기구가 대한민국의 현실에 적합할지는 차치하더라도, 청년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양성화하고 제도권 내로 포섭하려는 시도는 분명 폭력적이고 배타적으로 나타나는 목소리를 정제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또한 청년층의 정치적 참여가 보장되어 건전한 의견 교환의 풍토가 형성된다면, 일베의 비민주적인 요소에 동감하고 나서는 젊은이들 역시 줄어들 것입니다.

 

<연세通> 67호에서는 일베에 대해 총 3면을 할애하였습니다. 그리고 위의 문제의식을 모두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기사 전문을 읽은 독자에게도 그것이 전달되지 않았다면 저희의 미숙함이 너무나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현재 인터넷 사이트에서 문제시되는 부분은 총 3면 중 한 단락인데, 일베를 옹호하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만을 발췌하여 "연세통이 일밍아웃 했다"는 식으로 평가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물론, 위의 문제의식 역시 비판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연세通>이 비판받는 부분에는 다소 오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세通> 기자들 역시 민주화의 역사를 자랑스러워 합니다. 연세인의 아이덴티티는 윤동주, 이한열, 노수석과 같은 위인들에게서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의 아니게, 연세대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 같아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연세通> 68호가 다음주에 배포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비판 부탁드립니다.

 

연세대학교 자치언론 <연세通>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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