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호] 복귀는 너그럽게, 비판은 엄격하게

복귀는 너그럽게, 비판은 엄격하게

 

 

   최근, 병역기피 혐의로 논란이 되었던 가수 MC몽이 새 앨범을 들고 연예계에 복귀했다. 2011년 4월, 법원에서 공무집행방해죄로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한지 3년여 만이었다. 이에 대한 사회의 반응은 제각각이었지만, 인터넷 상에서는 대다수의 네티즌들이 MC몽의 복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심지어 일부 네티즌들은 ‘범죄자 MC몽’이 복귀했으니 미성년자 성폭행으로 복역 중인 가수 고영욱도 복귀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대중의 반발이 그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고 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죄를 지은 연예인의 복귀 소식에 대중은 강하게 반발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이러한 반대 여론은 금세 사그라진다. 심한 경우 이러한 ‘사고’가 대중의 열광 속에 잊혀버리는 경우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배우 조형기의 경우가 있다. 조형기는 지난 1991년 만취 상태로 지나가던 여성을 차로 치어 사망하게 한 뒤, 사체를 유기한 죄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러나 그는 복역 1년 만에 가석방되어 ‘자연스럽게’ 방송에 복귀했고, 사고에 대한 언급이나 반성은커녕 푸근한 동네 아저씨 인상으로 활발한 연예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죄를 지은 후 자연스럽게 연예계에 복귀한 연예인은 비단 조형기뿐만이 아니다. 크고 작은 죄를 지은 연예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힐링캠프>와 같은 토크쇼를 통해 자연스럽게 방송에 복귀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은 욕을 먹어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대중의 뇌리에서 깨끗하게 잊힐 것이라 판단하는 것이다. 이런 일이 실제로 빈번하게 일어나다보니 <힐링캠프>가 ‘사고 친’ 연예인들의 재활센터라는 우스갯소리마저 있을 정도다.

 

 

   일각에서는 우리 사회가 연예인들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MC몽 사태에 대해 진중권 교수가 트위터에 남긴 “정치인엔 엄격하고, 연예인에겐 너그러웠으면”이라는 트윗은 이를 대변한다. 확실히, 비판과 비난을 구별하지 못하고 해당 연예인들에게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을 가하는 대중의 경향을 고려하면, 일견 타당해 보이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문제의 핵심을 직시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대중이 도를 넘은 비난을 가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비난을 ‘비판’으로 담금질해나가야지, 단지 연예인에게 너그러워지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안 된다. 대중의 날카로운 비판은 해당 연예인으로 하여금 자신이 잘못했음을 자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라면 죄를 지은 연예인들이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없다. 문제는, 이런 ‘비판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오래 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우리사회에는 복귀한 뒤 대중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버티다가, 비난이 사그라지면 그제야 어깨를 펴고 활보하는 연예인이 너무나 많다.

 

 

   물론 연예인들도 사람인 이상 실수를 피할 수는 없다. 실수의 경중에 상관없이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고 다시는 방송에 나오지 못하게 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다. 얼마든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낙인을 찍을 이유는 없다. 의도하지 않게 교통사고를 낸 연예인을 비판할 수는 있어도 ‘살인마’, ‘살인광’ 등의 과도한 표현을 써 가며 비난할 필요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연예인들이 고위공직자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라는 점은 절대 간과하면 안 된다.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이 텔레비전 속에서 당당하게 행동하는 모습이 자칫 사람들에게 ‘법을 어겨도 괜찮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따라서 대중은 죄를 지은 연예인들의 복귀는 막지 않되, 지속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어 해당 연예인들이 스스로 그 죄를 잊어버리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나아가 연예인들과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범법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 고대 그리스에는 언제나 군주의 머리 위에 매달려, 어느 때라도 죽음이 닥쳐올 수 있음을 경고하던 ‘다모클레스의 칼’이 존재했다. 죄를 지은 연예인에 대한 대중의 비판적인 태도는 이러한 ‘다모클레스의 칼’이 되어야 한다.

강다솔 기자

2kdk@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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