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호] 특집 :: 학벌주의 사회에 옥죄여있는 우리들의 현실(1)

종간호(79호)/특집 2015.02.03 23:10

학벌주의 사회에 옥죄여있는 우리들의 현실(1)

 

 

한국사회 속 학벌과 노동시장의 관계

 

 

   지난 두 번의 학벌관련 특집기사를 통해 보인 것처럼 학벌은 하나의 권력이자 폭력으로서 사회 전반에 깊숙이 작용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인 갈등과 비용을 야기하는 부정적인 현상을 발생시켰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10대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며 가장 대표적인 원인으론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꼽힌다. 뿐만 아니라 대학 간 서열경쟁 역시 소위 ‘훌리건’을 양산하며 대학생들 간의 불필요한 경쟁을 일으켰다.

   이번 특집기사에서는 한국사회에서 학벌이 발생시키는 문제가 비단 입시교육과 대학의 차원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을 다루고자 한다. 학벌이 지니는 폭력은 교육뿐 아니라 노동시장에까지 그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기사에서는 학벌과 노동시장간의 연관성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기사에서는 실제로 우리 삶에 이것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그 대안은 무엇인지 알아볼 것이다.

 

 

노동시장과 학벌

 

 

   서구의 경우는 학벌과 관련하여 소수의 명문대학을 중심으로 엘리트집단이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해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는 학벌로 인한 위계가 사회 전반에서 작동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는 대학 간의 서열화가 1등부터 아주 세세하게 나뉘어 고착화 되어왔다.

 

 

   이러한 학벌사회가 한국에서 매우 강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대학교육이 시작된 시점과 계기, 역사적 배경, 과거 대학설립 관련 정책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원인은 학벌과 노동시장간의 강한 연관성이다.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학력을 고려하지 않는 인재 채용이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이러한 모습이 아직까지도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로 2013년부터 구글은 대학 졸업장이 없는 인원도 채용하기 시작하였다. 학벌 철폐를 위한 시민모임인 ‘학벌없는사회’의 사무처장 김지애씨는 “지금의 학벌문제의 원인으로 노동시장과 관계가 큰 요인이 될 수 있다. 노동시장의 위계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출신 학벌, 학력에 따른 일자리 획득의 기회가 다를 때 기존에 있던 학벌주의는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학벌사회를 뿌리 뽑기 위해서

 

 

   따라서 학벌사회를 해체하기 위해선 대학제도의 수정을 통해 노동시장과 학벌의 연관성을 약화 시켜야 한다. 우선 대학의 평준화를 통해 좋은 대학으로 가는 메리트를 줄여야 한다. 여기에는 대학공공성이 담보된 정책의 실시가 필요하다. 물론 사립대학의 비율이 80%가 넘는 한국의 대학비율을 보았을 때, 이 정책의 도입은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김지애씨는 “전국에 퍼져있는 국립대를 하나로 통합하여 국립대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공공성을 부여하고, 부실한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정부지원형 사립대학들을 끌어당겨 그 안에서 출신 학교에 따른 위계를 없애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노동시장에 속해있는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 물론 기업이 이익창출을 위해 자신들의 기준으로 인재를 뽑는 것에 관해서는 기업의 자율성을 일정부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기업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력을 채용한다면, 인력교육에 대한 비용을 대학과 학생들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지출해야하는 것은 분명하다. 신입사원을 채용하여 직무에 맞게 교육을 시키는 것은 기업의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직무수행능력을 갖춘 완성된 인재를 위주로 채용하는 것이 이 비용을 전가하는 행태중 하나이다. 이로 인해 대학은 학생들을 기업이 원하는 인재로 만들기 위해 교육을 하고, 학생들은 완성된 인재가 되기 위해 학벌 등 스펙에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라면 기업이 학벌을 일종의 스펙으로서 고려하는 시각을 반박할 수 있고 따라서 노동시장과 학벌의 강한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다. 2013년 4월 19일 HR포럼에서 발표된 ‘새 정부의 고용노동정책 추진방향’에서 스펙초월 채용시스템을 통해 능력중심사회를 실현시키겠다는 정부의 정책 역시 이와 일맥상통한다.

 

 

   한국사회의 학벌은 비단 학생들뿐만 아니라 사회인들에게 까지, 한 개인의 평생을 거쳐 일종의 낙인으로서 따라다니고 있다. 누구에게는 그것이 권력이 될 수 있지만 학벌의 상대성으로 인해 대다수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더 늦기 전에 학벌사회의 대안을 찾아야할 때다.

 

 

이승훈 기자

Shawnlee0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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